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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디자인

[UX 디자인] 정독 도서관

제가 좋아하는 장소 중 한 곳인 정독 도서관을 UX관점으로 분석해 보았습니다. 우선 서가에 도착하기까지의 여정을 소개해야 될 것 같아요. 

1. 도보 이동

버스를 타고 창덕궁 정류장에 내리면 정원에 앉아서 먹을 커피와 간식(보통은 와플)을 사서 도서관으로 걸어갑니다. 어떠한 경로로 가던 북촌을 경유하기에 관광객을 쉽게 마주칠 수 있고 만약 평일 점심시간에 지나가게 된다면 회사원 인파가 더해져 낯섦의 정도가 완전히 다른 사람들이 섞여 걷는 오묘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오밀조밀한 가게들을 구경하며 걷다가 웨이팅이 많기로 유명한 런던베이글 매장을 지나고 조금 더 걸으면 어느새 도서관 정문에 도착합니다.

2. 정원

이곳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공간이기도 한 이곳은 넓은 잔디밭에 가운데 분수가 있는 구조로 마치 중세 유럽의 정원을 연상할 때가 있습니다. 이 공간의 가장 큰 매력은 다른 건물이 가로막거나 접한 면이 없다는 점이에요. 전 방위로 하늘을 올려다 보기에 시야를 방해받지 않아 자연으로 피크닉 온 느낌을 쉽게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개방감 덕에 오래된 등나무 벤치, 풀 냄새, 새소리 등 자연 요소가 묻히지 않습니다. 가끔 운이 좋으면 분수 근처에서 아이들을 구경할 수 있는데, 어느 날은 8살 정도 됐을까요 멋진 셔츠를 입은 어린이가 자기보다 어린 동생의 동화책까지 수레에 담아 선배미 뿜뿜 하며 지나가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좌) 잔디밭 (우) 정독도서관을 나갈 때 보이는 전경

3. 통로

정독도서관은 1938년 건립된 구 경기고등학교의 건물을 용도 변경하여 1970년에 문을 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곳곳에 남아있는 학교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입구로 들어서면 3개의 동을 가로지르는 중앙 계단과 길이 있고 양쪽으로 학교 느낌의 복도가 뻗어 있습니다. 그리고 처음 방문하는 사람도 구조를 헷갈리지 않게 바닥에 가이드 선이 그려져 있고(온보딩 프로세스) 동과 동을 잇는 공간을 야무지게 게시판 구역으로 활용하였습니다.

(좌) 문양이 아름다운 계단 (우) 게시판 통로

4. 화장실

화장실을 굳이 지면을 할애해 쓰게 된 이유는 최근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급격한 사용자 경험 개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낡고 오래된 학교 화장실은 불편한 터치포인트 중 하나였는데 지금은 현대식으로 탈바꿈하여 만족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도서관 측에서 사용자 불만사항을 꾸준히 귀 기울이고 개선에 힘쓰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5. 자료실

도서관의 꽃. 자료실입니다. 어린이, 청소년관이 성인 대상의 자료실과 동이 분리돼 있어 노이즈가 적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도서관의 위치가 주거지에 있지 않다는 점, 앞서 소개한 긴 동선의 정원을 거쳐 와야 된다는 점 때문인지 타 도서관 대비 독서 이외의 목적을 가진(즉흥적으로 방문 등) 이용자의 비중이 적습니다.
어린이, 청소년관은 얼마 전 리모델링 후 완전히 모던한 분위기로 탈바꿈하였습니다. 개인적인 바람으로 성인 자료실만큼은 클래식함을 유지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래된 책 냄새가 좋고, 학교 건물의 역사만큼 나이가 지긋하신 어른 분들 사이에 앉아 진지하게 독서를 하다 보면 어떤 어른의 유년시절로 시간축을 돌려보는 것 같은 경험을 할 때가 있어 좋습니다.

클래식한 요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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